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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2011년 3월 21일

"전관예우·구조적 부조리, 법원 오판 가능성 상존"

2011-03-04 07:38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3월 3일 (목)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김용원 변호사


▶정관용> 시사자키 2부입니다. 오늘 2부에서는 우리나라의 법조비리, 또 권력을 추종하는 검찰 조직의 문제점, 이런 것 등등을 날가롭게 파헤친,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 이 책을 쓰신 김용원 변호사를 모셨습니다. 실제 검사생활을 하셨던 분이고요, 그런데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 라는 도발적 제목의 책을 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 라는 책을 내신 김용원 변호사 함께 만나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용원> 예, 반갑습니다.

▶정관용> 검사 생활을 83년부터 92년까지 하셨지요?

▷김용원> 예, 그렇습니다. 8년 6개월 동안 했습니다.

▶정관용> 그리고 변호사를 92년부터니까 상당히 오래 되셨네요?

▷김용원> 예, 그렇습니다. 한 19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정관용> 제목이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 물음표를 붙였다는 이야기는 없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니까?

▷김용원> 그렇습니다.

▶정관용> 한 명도 없을까요?

▷김용원> 천당에 간 판검사가 한 명도 없을까. 제가 책에 써 두었는데, 판검사로 재직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천당에 가기 어렵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년, 2년 이렇게 판검사를 하다가 그만둔 사람의 경우에는 꼭 그렇다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정관용> 9년 정도 하면 천당에 못 갑니까?

▷김용원> 저도 아마 천당에 가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정관용> 그리고 이런 제목을 붙이면 사람들이 금방 물어볼 거예요. 그러면 변호사는 천당 가느냐? 판검사 안 하고 변호사만 쭉 한 사람은 천당 가느냐?

▷김용원> 제 책에도 써 두었습니다. 변호사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천당에 가지 못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러면 법조인들은 아무도 천당에 못 가는 겁니까?

▷김용원> 적어도 우리나라의 법조인들은 천당 가기가 매우 어렵지 않을까 그게 저의 생각입니다.

▶정관용> 우선 판검사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본격적으로 할 거고요, 변호사는 말할 것도 없고, 라고 하셨는데 그건 왜 그렇습니까?

▷김용원> 변호사라는 직업이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생겨야 일거리가 생기는 그런 직업입니다.

▶정관용> 싸움을 붙이는 사람인가요?

▷김용원> 분쟁을 부추기고, 또 그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해야 되는, 그런데 그런 방법을 강구하다 보면, 정당하지 못한 방법, 부당한 방법도 추구하게 되고. 어쨌든 현실적으로 이렇게 사람들 사이의 분쟁을 야기시키고 강화시키는 그런 직업에 종사하면서 천당 가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관용> 그래요? 그래도 분쟁이 있을 때 정당한 방법으로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뭐 이런 변호사는 정말 좋은 거 아닙니까?

▷김용원> 만일 철저하게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런 변호사는 좋은 변호사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 변호사는 우리 사회에 정말 드물지 않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정관용> 변호사 이야기는 그 정도로 하고요, 판검사로 갑시다. 판검사가 천당에 가기 어렵다, 오래 할수록? 먼저 판사부터. 왜요?

▷김용원> 판사나 검사나 공통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데, 우리사회는 오판이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의적인 오판이든, 실수에 의한 오판이든, 오판이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을 변호사로서 끊임없이 목격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판은 이 오판을 당한 당사자에게 무한대의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판검사가 올바른 판단을 하고 올바른 결정을 하면, 그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은 잘했다고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당연한 일이니까. 그런데 이 오판은 오판을 당한 당사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니 이 직업에 오래 종사하면서 당연히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을 훨씬 많이 하는 것이 되지요.

▶정관용> 오판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판결이라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은 변호사님의 시각 아닐까요? 그 사람들은 제대로 된 판결이라고 생각해서 판결을 내린 거 아닐까요?

▷김용원>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있었던 많은 사건에 대해서 재심이 이루어지고 재심을 통해서 무죄가 이루어지고 과거의 판결이 번복이 되고 있습니다.

▶정관용> 최근에 뭐 민청학련도 그렇고 다 그렇지요?

▷김용원> 여러 사건이 그렇습니다.

▶정관용> 시국사건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김용원> 이게 비단 시국사건의 경우에만 그랬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주 전관예우의 문제라든가 구조적인 부조리, 비리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오판의 문제에 있어서 판검사들이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는 그런 형편입니다.

▶정관용> 오판의 책임은 판사한테 있는 것 아닌가요? 검사한테도 있나요?

▷김용원> 오판의 종국적인 책임은 판사에게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오판을 야기하는 책임, 야기하는 원인 제공에 있어서는.

▶정관용> 잘못된 기소를 했기 때문에 검사에게도 책임이 있다?

▷김용원> 예, 그런 경우가 많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관용> 대표적인 오판을 몇 개 꼽는다면 어떤 게 있어요?

▷김용원> 오판을, 그것도 뭐 시국사건이라고 말씀하실지 모르겠는데, 조봉암씨 사건 같은 경우에도 오판으로 사람을 사법살인을 한 경우잖아요.

▶정관용> 그건 한참 된 일이고요, 최근의 것으로 꼽는다면?

▷김용원> 헌데 최근의 것을 가지고 이것이 오판이라고 명백하게 판정해주는 그런 기관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사법적으로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고 나면 진실이 아니더라도 그게 사법적인 진실이 되고 마는 거지요.

▶정관용> 확정이 되니까요?

▷김용원> 그러나 그 진실이 정확한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여러 가지 경우로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정관용> 김 변호사님의 판단에는 분명히 사실이 아니다, 라고 보이는 것들도 상당수 있다?

▷김용원> 제가 책에서 한 가지 사례를 들은 게 있습니다. 삼성 엔지니어링 사건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은 것이 있는데 그 내용하고 관련해서 명백한 오판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들이 시정되지 않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정관용> 그 사건의 개요를 소개하기에는 좀 긴가요?

▷김용원> 예, 사건을 자세하게 소개드리기에는 조금 복잡하고 길고 잘 납득이 되지 않는데,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이런 것입니다. 하청업자가 공사를 했는데, 그 공사의 완료일자라고 하는 게 있습니다. 그 공사의 완료일자가 앞당겨서 공사를 완료한 경우에는 삼성이 책임져야 하는 금액이 더 많고요, 그게 삼성의 주장처럼 몇 달 뒤가 되는 경우에는 삼성이 지급해야 되는 돈이 적어지는 이런 사건인데, 공사 완료일자라고 하는 것은 한 두 명이 아는 것이 아니고 수십 명의 관련된 사람들이 아는 것인데, 그것에 관해서 법원에서 아주 사실하고 다른 사실 인정을 하고 말았습니다.

▶정관용> 그런 사례가 있었다?

▷김용원> 그런 구체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하고 관련된 후속 사건에 있어서 하급심에서는 다르게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정관용> 혹시 그 사건을 김 변호사님이 직접 담당하셨나요?

▷김용원> 네,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대법원에서도 확정이 된 사건이지요?

▷김용원> 네,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러면 지금 오판이라고 주장하시는 것도 사실은 다툼의 소지가 있는 거지요?

▷김용원> 그건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것하고 관련된 사건에 있어서 하급심에서는 대법원에서 인정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다르게 인정했습니다.

▶정관용> 하지만 대법원이 더 상급심 아닙니까? 그러니까 상급심의 판단이 오히려 더 존중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김용원> 그래서 늘 이게 사법 절차를 통해서 내려진 결론이 반드시 정당한 결론이냐는 굉장히 의문이 있을 때가 많습니다.

▶정관용> 예,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판사, 검사 할 것 없이 천당에 못 가는 이유가 바로 무수히 많다고 보이는 오판 때문이다, 라고 하셨고.

▷김용원> 오판을 주된 이유로 들 수 있다는 것이고요. 그 다음에 중요한 요인은 우리나라의 판검사들은 권력과 부를 동시에 추구하고 권력과 부에 대한 집착이 아주 상식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판검사들만큼 부패한 사람들이 없다, 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정관용> 그래요?

▷김용원> 왜 그러냐 하면 판검사들이 공직에 있을 때는 엄청난 권력을 행사합니다. 그건 구체적인 설명을 드릴 필요도 없잖아요. 그리고 오랫동안 판검사를 하다가 변호사 개업을 하면 이번에는 단기간에 엄청난 돈을 벌어들입니다.

▶정관용> 이른바 전관예우이지요?

▷김용원> 예, 그렇습니다. 전관예우라는 이름의 부조리가 벌어지는 것인데,이 전관예우라는 이름의 부조리는 현직 판검사와 전직 판검사가 사실상 암묵적으로 공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현직들은 나도 언젠가 바로 저 자리에 갈 거니까. 이런 거 아니겠어요?

▷김용원> 그래서 얼마 전에 그 대법관 퇴임하시고 지금은 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가신 김영란씨께서 하신 말씀이 자신이 개업할 때 1년에 백억원 정도는 벌 수 있는데 개업 안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신 겁니다. 그렇게 자기에게 ‘당신이 지금 로펌에 가면 백억 정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 이런 말을 들었다는 겁니다. 도대체 이건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느 공직자가, 교수사회가 그렇습니까? 다른 어떤 공직자가 그렇습니까? 공직에 실컷 있으면서.

▶정관용> 권력은 다 누리고.

▷김용원> 예, 권력은 다 누리고. 그 다음에 변호사 개업하면 완전히 떼돈을 버는. 이런 구조. 이것은 반드시 타파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것 타파하는데,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정관용> 어떻게 하면 됩니까?

▷김용원> 방법, 저는 아주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법관들, 누구나 대법관이 되고 싶어 합니다. 대법관이 최고의 영예입니다. 그 다음에 검사들은 누구나 검찰총장이 되고 싶어 합니다. 대법관과 검찰총장을 임명할 때,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때, 앞으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서를 제출하는 사람을 임명하는 겁니다. 그 분들, 퇴임하시고 나서 로스쿨에 가던지 학교로 가서 후진들을 가르치면 월급 많이 받습니다. 교수님들 월급 받아서 충분히 생활하시지 않습니까? 그러면 후진들을 위해서도 좋고, 자신의 명예를 더 길이 빛낼 수 있어서 좋고 얼마나 좋은 방법이겠습니까?

▶정관용> 그런데 검찰총장하고 대법관, 헌법재판관만 그렇게 하면 그러면 고등법원 부장판사까지만 하고 나오시는 분들은요?

▷김용원> 아니, 그래서 현실적으로 차등을 두면 되는 거지요. 법관들의 경우에 지방법원 부장에서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진급하는 것은 상당히 경쟁도 심하고 또 상당히.

▶정관용> 좁은 문이지요?

▷김용원>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되는 것이고, 검사의 경우에도 부장검사나 차장검사, 지청장 하다가 검사장이 되는 것은 아주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에는 퇴직 후에 끝까지 변호사 개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한 3년 동안, 예를 들어서 한 3년 동안.

▶정관용> 기간을 정해가지고요?

▷김용원> 그렇지요, 기간을 정해가지고 이렇게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 서약을 받고.

▶정관용> 그런 것은 사실 국회에서도 오래 전부터 입법 논의가 있었던 건데.

▷김용원> 입법 논의가 필요가 없고요, 지금 입법 논의는, 뭘 입법 논의를 하는가 하면, 자꾸 개업지 제한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형사사건 수임제한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런데 그런 식으로 할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그렇게 하는 것은 입법이 필요한 것이고요. 이것은 승진이나 임용하고 관련해서 그렇게 자발적으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 또는 3년이나 5년간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사람에 한해서 승진을 시키거나 임용을 하면 되는 것이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검찰과 법원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다?

▷김용원> 얼마든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고요. 제 생각에는.

▶정관용> 그런데 스스로 할까요?

▷김용원> 하도록 우리가 사회적으로 압력을 넣고.

▶정관용> 스스로 안 하니까 국회에서 법이라도 만들자고 하는 거 아닙니까?

▷김용원> 국민들이 요구를 하면 되는 거지요. 국민들이 강하게 요구를 하면. 지금 사실 대법관 퇴임하고 나서 1년 동안 백억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가 도대체 왜 나오는 것이며, 그러고도 무슨 누가 누구를 재판한다는 겁니까, 판검사들이? 저는 그게 부패덩어리라고 보는 거지요.

▶정관용> 예, 알겠습니다. 그건 이제 퇴임 후에 이른바 전관예우 논란이고요, 재직 중에도 또 비리가 지금 예컨대 스폰서 검사니, 법원 법관들도 스폰서가 있나요?

▷김용원> 요즘 TV 드라마 가운데 욕망의 불꽃이라는 드라마가 있어서 저도 가끔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스폰서의 경우에는 스폰서 검사만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스폰서 판사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다만 스폰서 검사에 비해서 스폰서 판사들은 그 숫자가 좀 적다든지, 정도가 덜 심하든지 이런 차이 같은 것은 있을 수 있으나 그래서 저는 책에서도 스폰서 검사라고 하지 않고 스폰서 판검사라고 했습니다. 스폰서 판검사가 생겨나는 이유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권력과 부를 동시에 추구하는 그런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욕망을 무절제하게 추구하는 것이지요. 그냥 공무원 하고 있으면, 판검사 하고 있으면, 식사를 해도 오천원짜리 점심 먹고, 뭐 저녁 잘 먹으면 만원짜리, 이만원짜리 먹으면 될 텐데, 아, 그 좋은 음식, 비싼 음식, 요새 식당에 비싼 음식은 1인분에 십만원 이상 가는 것들도 많지 않겠습니까? 비싼 음식 먹고 싶고, 그리고 또 소주 먹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고, 양주 마시고 싶고. 또 그냥 접대부들 있는 술집에 가고 싶고, 이렇게 욕망을 무절제하게 추구하다보니까.

▶정관용> 그러다보니 스폰서가 필요해졌다?

▷김용원> 스폰서가 필요한 거지요.

▶정관용> 그 스폰서가 주로 변호사라면서요?

▷김용원> 많은 경우는 변호사들이지만 변호사가 아닌 사업하는 사람들이 스폰서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주목을 해야 될 것은, 스폰서가 되는 사업가들이 어떤 사업가들인가. 정상적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판검사들에게 그렇게 양주 접대하고 룸싸롱 가서 접대하고 그러지 않습니다.

▶정관용>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없지요?

▷김용원> 네, 시원찮은 사업하는 사람들, 시원찮은 사람들이 꼭 그러지요. 왜냐하면 나중에 자기가 일 저질렀을 때 크게 한 번 써먹어야 되거든요. 그리고 자기가 일을 저지르지 않아도 주위에서 누군가 그런 사람 보면, 청탁해주고 돈을 받아먹으려고 그런 거지요. 최근에도 OO건설 정OO 사장이 그걸로 해서 처벌을 받고 지금 형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례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공짜 점심은 없다는 얘기처럼, 스폰서가 되는 사람들은, 그리고 또 만약 변호사가 스폰서 역할을 한다고 하면 그걸 통해서 무슨 사건에서 사실은 불합리한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달라는 것 아니겠어요?

▷김용원> 그렇습니다.

▶정관용> 또 그게 먹힌다는 거 아니겠어요?

▷김용원> 지금 우리 현실적인 법조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는, 현직에 몸담고 있다가 개업한 변호사들, 그러니까 현직을 떠난 지 1년 미만, 또는 1년 전후 되는 그런 사람들은 전관예우 현상으로 인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전관예우의 선상에 있지 않는 많은 변호사들. 그런 변호사들, 요새 많이 생겨났지요.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판검사 경험 없이 바로 변호사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사람들은 판검사하고 인연을 맺는 방법이 개인적인 인맥을 통해서.

▶정관용> 학연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김용원> 학연, 지연을 통해서 판검사에게 접근하고 접대하고 그런 방법으로 인맥을 맺지요. 그러니까 그런 변호사들이 스폰서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재직 중에도 스폰서라는 시스템을 통해서 비리에 얼룩지게 되고, 그 후에는 전관예우를 통해서 또 부를 한 손에 거머쥐게 되고, 그 구조가 뭐 하루 이틀 된 이야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김용원> 수십년이 된 이야기지요.

▶정관용>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폰서 한 사람 없이 강직하게 하는 검사, 판사도 있긴 있는 거 아니에요?

▷김용원>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분들은 그래도 천당에 갈 수 있겠네요?

▷김용원>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분들이라고 해서 오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정관용> 예, 알겠습니다.

▷김용원> 그런데 우리나라에 오판이 많이 늘어나는 이유는 거짓증언, 이 거짓말이 횡행하는 풍토입니다. 어떤 통계 자료를 보면 어느 나라의 국민이 어느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 이런 자료도 있습니다. 그게 어떤 자료에서 나타나는가 하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여 유죄판결을 받는 사람들이 수사 과정과 재판 과정에서 자기의 범행을 자백하는 비율, 우리나라나 미국 같은 나라는 그 비율이 아주 낮습니다. 반면에 다른 나라에는 그 비율이 아주 높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 비율이 아주 낮다는 것은, 자백하는 비율이 낮다는 것은, 거짓말을 잘한다는 거지요. 그런데 피고인들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 법정에 오는 많은 증인들이 거짓말 시합하는 것 같습니다. 증인들이 자기가 보고, 느끼고 경험한 그대로 증언을 해야 하는데, 증언하러 오면서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증언하는 게 너에게 유리하냐, 물어보고 오는 거지요. 그러고는 마구 거짓말을 하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판검사들이 신이 아닌 이상, 그리고 거짓말을 식별할 능력에 관해서 특별한 훈련을 받은 적도 없는 이상, 오판할 수밖에 없지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오판의 위험성이 훨씬 더 크고요, 이렇게 고의적인 오판은 전관예우라든지 이런 문제들이 또 오판의 문제하고 결부되지요.

▶정관용> 전관예우 부분하고 판검사들이 재직 중에도 스폰서를 거느리고 있고, 이런 비리 문제, 이런 것을 날카롭게 지적하신 것까지는 별로 재론의 여지없이 좋은 지적을 하신 거다, 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데, 지금 오판 얘기를 자꾸 꺼내시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그런 현실도 없다고 말할 수 없겠으나 우리 사회가 어쨌든 민주주의 국가이고 법치주의를 하는 나라이고, 법치주의는 사법을 통한 정의의 실현, 이라고 하는 것이 근간을 이루어야 하는데, 김 변호사님과 같은 이런 주장과 이런 책의 발간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사법체계 전체에 대한 불신을 가져와서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다, 혹시 그런 우려나 생각, 고민은 안 해보셨어요?

▷김용원> 그 우려도 정당하신 지적은 맞는데,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판검사들의 행태에 대해서 거의 무비판적입니다.

▶정관용> 아니, 그래도 요즘은 비판들을 많이 하지요.

▷김용원> 감독을 받고 감시를 받아야 합니다. 이게 1심의 판결이 2심에서 뒤집어지고, 2심의 판결이 또 대법원에서 뒤집어지는 사례가 허다하게 일어납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무슨 근거로 대법원의 판단이, 최종적인 판단이 반드시 옳은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대법원의 판단을 받고도 무조건 불복해서 물리적인 저항을 한다든지 물리적인 행동에 나아간다든지 이런 것이야 철저하게 금지가 되어야 하겠지만 그러나,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었다고 해서 그게 무조건 진실일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거지요.

▶정관용> 물론 그것도 맞는 말씀입니다만, 3심 제도를 유지하고 그걸 가져가는 한, 우린 그래도 대법원의 판단을 일단, 아까 말씀하신 대로 사법적 진실, 내지 사법적 정의로 보자고 하는 약속을 하는 것 아니겠어요?

▷김용원> 그 법치주의 국가가 사법적인 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고 있는 거지요. 그러나 사법적 진실과 실체적 진실이 다른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다른 경우에 관해서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많이 생겨납니다. 사형판결을 하고 집행을 해버렸는데, 수십년이 지나서 보니까 완전히 엉터리였더라, 그렇게 드러나는 경우가 그런 것이지요. 제가 책에서 또 다른 사례도 하나 썼습니다. 어느 멀쩡한 주차 관리원이 아주 어린아이에 대한 성추행범으로 지목당해서 결국은 유죄판결을 받고 형을 살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아주 멀쩡한 사람인데, 저는 그 사람이 지금도 그런 성추행범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자책하는 것은, 제가 그 사람의 무죄를 밝혀주지 못했다, 무죄판결을 이끌어주지 못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픈 일인데, 그 사람의 인격을 말살한 거지요, 만약 잘못된 판결이라면. 그러나 저는 지금도 그것이 잘못된 판결이라고 아주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김 변호사님은 확신을 하고 계시지만, 그 판결을 내린 분들은, 그 분을 성추행범이라고 봤던 것 아닙니까? 그 점에서는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지요. 정말 진실이 무엇인가는 신만이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요.

▷김용원> 신만이 알고 있다기보다 증거 판단에 서투른 법관들이 현실적으로 무수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증거판단의 방법에 관해서 아무도 교육하지 않습니다. 오랜 법관 생활을 통해서 스스로 체득해 가는 것이지요. 선배들이 하는 것을 보고.

▶정관용> 제가 거듭 김 변호사님께 이런 것을 여쭤보는 것은, 김 변호사님의 주장 역시 검증의 필요성도 있다, 그런 말씀을 하나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김용원>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주장은 검증의 필요성이 있고 또 반박을 받아야 됩니다. 제가 제 책에서 해놓은 주장이 모두 정당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보는 시각, 다르게 보는 주장도 있다, 우리 사회는 너무 획일적인 주장만 통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지요.

▶정관용> 그리고 또 과도한 사법 권력에 대해서 감시의 필요성을 제기하셨다, 이런 의미에서 상당히 중요한 것이라고 보고요. 그리고 이 책에 보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오더라고요. 우리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크게 침해당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특히 사법체계 내에서?

▷김용원> 그, 혹시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봤습니까?

▶정관용> 예, 봤습니다.

▷김용원> 저도 아주 재미있게 봤는데, 매트릭스의 근본 뜻은, 모태, 모체, 이런 것이지요. 미국 연방 대법관 가운데 벤자민 카도저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 분이 표현의 자유란, 모든 다른 종류의 자유의 매트릭스, the indispensible condition. 모체이자,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라 했습니다. 이 표현의 자유 없이는 모든 다른 종류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주 유감스럽게도 표현의 자유가 존재한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운 정도이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법관들의 인식 수준이 매우 낮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예를 들어서 어떤 것에서 그런 것이 발견이 되십니까?

▷김용원>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극도로 남용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것은 대법원 판례 때문에 그렇습니다. 타인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 사회적인 가치를 저하시키는 모든 표현이 명예훼손과 모욕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그게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입니다.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면 명예훼손이고,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없으면 모욕인데, 어쨌든 타인의 사회적인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든 표현은 그런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는 겁니다. 그런 나라는 이 세계의 어느 나라에도 없습니다. 아주 제한된, 범위 내에서, 특별히 명예훼손적인 표현에 국한해서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성립되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 관해서.

▶정관용> 왜 우리나라의 법관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이 약할까요?

▷김용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제가 책에서 조금 지나친 비판이라고 해도 좋고요, 저는 그렇게 된 원인이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일제 식민시대를 거쳐서 군사독재의 시대를 거쳐 왔습니다. 일제 식민지 잔재 청산을 제대로 못 했지요. 일제시대 때 권력을 누렸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해방 이후에도 권력을 계속 누렸고요.

▶정관용> 그런 식민 잔재와 군사독재라는?

▷김용원> 군사독재, 그 다음에 내란 살인정권이지요. 우리나라의 권력자들, 부를 가진 사람들은 비판에 대해서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이고.

▶정관용> 그런 권력의, 그런 권력을 추종할 수밖에 없는 사법체계가 명예훼손을 과도하게 인정하는 판례들을 낳았다, 라고 하는 말씀이시군요.

▷김용원> 그렇습니다.

▶정관용> 들을 말씀이 상당히 많습니다. 어쨌든 논란거리를 크게 제공하신,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라는 책을 들고 오신 김용원 변호사, 시간 관계상 여기에서 인사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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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컷뉴스